몇 년 전, 파주에 가던 길에 자동차 교통사고를 당했다.
교차로에서 신호를 어긴 상대 차량이 그대로 직진하면서 내가 타고 있던 차를 박았던 사고였다. 처음에는 상대가 신호를 어긴 자신의 과실이니 100% 책임을 지겠다며 사과했다. 처음에는 작은 접촉 사고인 줄 알았는데, 며칠이 지나도 어깨 통증이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팔을 들지 못할 정도로 심해졌다. 병원에 가보니 왼쪽 어깨 인대가 파열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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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에게 자동차 수리비뿐만 아니라 치료비도 청구하겠다고 하니, 상대의 태도가 달라졌다. 한방 병원을 일주일 사이에 네 번을 다녀가며 이른바 '병원 쇼핑'을 시작한 것이다. 상대는 자기 또한 사고 피해를 봤다며 치료비와 합의금을 과하게 요구했다. 보험사 측에서는 '나이롱환자'에게 잘못 걸린 거라고 얘기해줬었다.
이런 일이 나만의 일은 아닌 것 같다.
얼마 전 어머니의 지인분께 자동차 접촉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인분 말씀으로는 사고로 인해 다친 사람이 없고 차량도 미세하게 긁힌 정도라 수리하지 않고 그냥 타고 다녀도 괜찮을 정도였다고 하셨다. 그런데 상대측에서 한 달 반 동안 병원을 스물한 번을 다니며 보험사를 통해 수리비와 렌트비를 170만 원, 치료비를 180만 원 요구했다며 이런 경우는 대체 어떻게 해야 하냐며 답답해하셨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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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답답할 필요가 없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에서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이하 자동차손배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 8월 4일에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9월 10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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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령을 개정한 목적은 일부 나이롱환자에게 과도하게 지급됐던 보험금 누수를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따라서 9월 10일 이후부터는 교통사고를 당한 경상환자가 8주를 초과해 치료받고자 하는 경우,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이하 자배원) 내의 전문 의료인의 치료 필요성 검토를 거치도록 개정됐다.
검토 과정을 간략히 살펴보자.
교통사고를 당한 경상환자가 의사의 진단서나 진료기록 사본, 영상 CD 등 추가 치료의 필요성을 검토할 수 있는 서류를 보험사에 제출하면, 보험회사와 자동차공제조합에서 자배원에 해당 서류를 검토해달라고 요청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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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배원에서는 서류를 검토한 결과를 환자와 보험회사, 공제조합에 통보한다. 만약 환자가 통보 결과에 대해 이의가 있으면, 다시 한번 전문 의료인이 심의할 수 있도록 공제분쟁조정분과위원회에 신청할 수 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국민이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검토 서류 발급 비용과 검토가 완료될 때까지의 치료비는 보험회사와 공제조합에서 부담한다고 한다.
이전과 바뀐 점이 또 하나 있다. 그동안 공제조합에서는 교통사고 환자의 치료 연장을 위한 진단서 발급 비용을 부담하지 않았으나, 9월 10일 이후부터는 부담할 예정이라고 한다.
교통사고 환자 중 서류 검토 대상자는 '경상환자 중 염좌와 타박상을 입은 환자'이며 '8주를 초과해 치료받기를 희망하는 환자'로 한정한다고 한다. 척추 염좌나 팔다리 관절이나 근육, 힘줄의 단순 염좌, 갈비뼈 골절 없이 흉부 동통을 겪는 환자, 손가락과 발가락 관절의 염좌, 팔다리의 단순 타박상을 입은 환자들이 이에 해당한다.
임산부와 만 7세 이하의 영유아가 교통사고를 당했을 경우, 서류 검토 절차 없이 계속 치료받을 수 있다.
서류를 검토하는 심사 위원은 종합병원 10년 경력 이상의 의과, 한의과 전문의 200여 명으로 위촉해 환자의 치료 필요성을 공정하게 검토할 예정이라고 한다.
경험이 많은 전문 의료인의 검토를 통해 서류를 꼼꼼하게 살펴보니,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사고 후유증까지도 확인하고 치료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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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정리하자면 자동차손배법 시행령을 개정하기 전에는 과도한 합의금을 유발하는 나이롱환자나, 적정 기준 없이 높아지는 향후 치료비 부담, 합의 후 추가 치료비 발생 시 환자 부담 등 합의 중심의 보장이 이루어졌다면, 시행령 개정 후에는 실제로 필요한 치료를 보장하고, 불필요한 진료는 억제하되, 환자의 상태에 따라 8주 이내의 치료와 검토 결과에 있어 인정받은 치료 비용을 보험회사가 부담하는 방식으로, 치료 중심의 보장이 이루어지도록 바뀐 것이다.
자동차보험은 모두가 함께 부담하는 제도이다. 나이롱환자 등에게 무분별하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경우가 늘어난다면 다수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도 함께 증가한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따라서 이번 자동차손배법 시행령 개정으로 인해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확실하게 보장해 주고, 불필요한 지급은 막고, 억울한 사례가 생기지 않도록 막는다는 점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가 생긴다.
국토부에 따르면 정부에서는 제도 개선 효과가 환자의 실제 보험료 부담 완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리 및 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8주가 지나면 치료를 못 받는 것이 아니라, 8주는 추가 치료 필요성을 확인하는 기준이며 전문의의 검토에 따라 필요한 치료는 보장한다고 밝혔다.
필요한 치료는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공정한 검토를 통해 자동차보험료 부담을 줄여주는 자동차손배법 소식이 반갑게 느껴진다. 갑작스럽게 교통사고를 당하더라도 이제는 큰 경제적 어려움을 덜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보도자료)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개정안 4일 국무회의 의결
☞ (정책뉴스) 교통사고 경증환자 8주 초과 치료 땐 전문의료인 검토 거쳐야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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