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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이 이렇게 다양했어?, 수원 K-치킨벨트에서 확인!

문체부 선정, '로컬100' 수원 XR(확장현실) 버스
국립농업박물관 쿠킹클래스와 통닭거리 10종 샘플러 그리고 화성행궁 해설
농식품부 2026 K-치킨벨트 수원 미디어 현장 취재기

2026.09.30 정책기자단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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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 통닭만 모여 있는 거리가 있대! 거기 꼭 가보고 싶어!"

몇 년 전 수원 친척 집에 갈 일이 있었을 때였다. 아이가 눈을 반짝이며 졸랐다. 결국 아이 손을 잡고 친척들과 함께 통닭거리를 찾았다. 골목에 들어서자 노릇하게 튀겨진 통닭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 자리에서 맛있게 먹고 남은 통닭은 알뜰히 포장해 돌아왔다.

그때 통닭거리는 정겨운 먹거리 골목이었다. 수년이 지나 다시 찾은 통닭거리는 여전히 정겨웠고 그만큼 더 의미 있게 다가왔다. 농식품과 관광 그리고 지역 상권이 한데 만나는 정책 현장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은 이러한 지역의 매력적인 미식 자원과 관광을 결합해 지역 경제를 살리고, 한식의 다양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K-미식벨트 조성' 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올해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2026 K-치킨벨트'를 다각도로 체감해 보기 위해 기자단 및 관계자들과 함께 수원 현장을 한발 먼저 다녀왔다.

수원 XR(확장현실) 버스를 타고 가며 영상을 보고 있다. (본인 촬영)
수원 XR 버스를 타고 가며 영상을 보고 있다. (본인 촬영)

참가자들은 수원역에 모여 버스에 올라탔다. 창문 스크린 위로 첨단 3D 그래픽이 펼쳐졌다. 낯익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로컬100' 수원 XR(확장현실) 버스다. 정조대왕의 행차와 수원화성의 건축미 그리고 K-치킨벨트의 다채로운 콘텐츠가 생생하게 구현됐다. 이동 시간 자체가 하나의 근사한 관광 콘텐츠가 됐다. 치킨 영상만 봤는데도 군침이 고였다.

◆국립농업박물관에서 만난 K-치킨의 진수

국립농업박물관 입구. (본인 촬영)
국립농업박물관 입구 (본인 촬영)

첫 목적지인 국립농업박물관에서 이하은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농업관 전시를 둘러봤다. 쌀 재배 역사에서 시작해 축산 유통 기술을 거쳐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된 스마트 축산까지 농업이 차례차례 펼쳐졌다. 매일 식탁에 오르는 먹거리를 다뤄서인지 좀 더 재밌게 관람할 수 있었다.

"치킨을 그저 기름에 튀겨내는 음식으로 생각하기 쉽지요. 하지만 고기 속까지 간이 오롯이 배게 하는 염지부터 반죽의 비율과 튀김 온도까지 삼박자가 정교하게 맞물려야 비로소 K-치킨만의 참맛이 완성됩니다"

남문통닭 김 대표와 이 매니저가 수원 왕갈비통닭을 선보이고 있다. (본인 촬영)
남문통닭 김 대표와 이 매니저가 '수원왕갈비통닭'을 선보이고 있다. (본인 촬영)

이어 국립농업박물관 교육동에서 '나만의 치킨 만들기' 클래스가 진행됐다. 남문통닭 김경재 대표와 이재준 매니저가 직접 강사로 나섰다. 이재준 매니저는 실제 매장에서 쓰는 12호 크기의 큰 닭을 준비했다. 늘 먹기만 했던 치킨인데 칼집 하나에도 이유가 있다는 설명을 눈앞에서 들으니 새롭게 다가왔다.

김 대표는 대형 무쇠 가마솥을 고집하는 이유도 들려주었다. "가마솥을 사용하면 차가운 닭을 여러 마리 넣어도 열이 쉽게 떨어지지 않아요. 온도가 빠르게 회복돼 바삭하게 튀기는 데 유리하거든요. 그냥 멋이 아니라 다 이유가 있지요"

닭고기 결 사이사이에 간이 배게 하는 염지 과정도 소개됐다. 치킨 파우더와 물의 비율을 맞춰 반죽옷을 입히는 핵심 노하우도 이어졌다.

"저렇게 세심하게 만드니 맛있을 수밖에" 설명이 끝나자, 참가자들 사이에서 감탄이 흘러나왔다. 필자도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치킨 만들기 클래스에 양념 및 재료가 세팅돼 있었다. (본인 촬영)
치킨 만들기 클래스에 양념 및 재료가 세팅돼 있었다. (본인 촬영)
참가자들이 팬에서 치킨에 노릇하게 양념을 입히고 있다. (본인 촬영)
참가자들이 팬에서 치킨에 노릇하게 양념을 입히고 있다. (본인 촬영)

참가자 자리에는 왕갈비 통닭 재료가 놓여 있었다. 튀겨져 있는 닭을 끓인 소스에 버무려 오븐에 넣는 순서였다. 참가자들은 궁금해서 못 참겠다며 오븐에 넣기 전에 시식해도 되는지 묻고는 치킨 조각을 입에 넣었다. 영업 비밀이라는 갈비 소스가 풍미를 더해 절로 군침이 돌았다. 직접 소스를 입힌 닭이라 그런지 더 맛있게 느껴졌다. 김 대표는 "오븐에서 구워 나오면 또 다른 느낌일 거예요. 갈비라는 음식 자체가 구워 먹는 음식이니까요"라고 말했다.

쿠킹클래스에 준비된 K-치킨벨트 지도와 시식 키트. (본인 촬영)
쿠킹클래스에 준비된 K-치킨벨트 지도와 시식 키트 (본인 촬영)

김 대표는 수원 우시장의 역사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수원왕갈비통닭을 '시대가 만들어낸 콘텐츠'라고 표현했다. 이 메뉴의 특허와 상표권을 갖고 있지만 수원을 알리는 메뉴로 퍼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다른 통닭집에도 기술을 전했다고 밝혔다. 또 일손이 부족한 영세 사업자들을 대신해 프로그램에 대표로 참여했다며 "치킨벨트를 통해 통닭거리와 수원이 더 많이 알려졌으면 한다"라는 상생의 뜻을 내비쳤다.

참가자들이 김 대표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본인 촬영)
참가자들이 김 대표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본인 촬영)
직접 만든 수원 왕갈비 통닭에 파채와 깨를 얹어 포장 용기에 넣었다. (본인 촬영)
직접 만든 수원왕갈비통닭에 파채와 깨를 얹어 포장 용기에 넣었다. (본인 촬영)

K-치킨벨트 정책의 핵심도 이와 맞닿아 지역 상권 고유의 독창성을 보존하고 육성하는 데 있다. 김 대표는 통닭거리에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들어오면 운영이 잘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각 점포가 지켜 온 비법과 개성이 곧 골목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수원 통닭거리에 이렇게 다양한 맛이!

수원 통닭거리에 처음 생긴 '매향통닭'.(본인 촬영)
수원 통닭거리에 처음 생긴 '매향통닭' (본인 촬영)

박물관을 나와 수원 통닭거리에 도착했다. 수원 통닭거리는 1970년대 매향통닭을 시작으로 1980~1990년대 진미·용성·장안통닭 등이 하나둘 자리 잡으며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골목이다.

통닭거리의  대표 치킨 메뉴들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시식 테이블.(본인 촬영).
통닭거리의 대표 치킨 메뉴들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시식 테이블 (본인 촬영)
안내 포스터와 함께 준비된 다채로운 종류의 치킨 샘플링 접시.(본인 촬영).
안내 포스터와 함께 준비된 다채로운 종류의 치킨 샘플링 접시 (본인 촬영)

이날은 통닭거리 10개 점포의 대표 메뉴를 한자리에서 비교해 볼 수 있는 '10종 테이스팅 샘플러'가 제공됐다. 가마솥통닭, 진짬뽕통닭, 매콤통닭, 김치폭탄통닭, 명품닭강정, 파닭 간장치킨 등 상인들의 독창성이 담긴 별미가 한 접시에 올랐다. 한 끼로도, 반찬으로도, 술안주로도 두루 어울리는 게 닭 아니던가. 수원 한 곳만으로도 이렇게 다채로운 통닭 요리가 가능하다는 점이 새삼 놀라웠다. 

동시에 전국적으로는 얼마나 다양할까 싶었다. 외국 친구들이 좋아하는 한식을 이야기할 때면 치맥, 닭 한 마리, 닭갈비 등 닭이 꼭 언급되던 기억도 떠올랐다.

박민정 진미통닭 대표는 "많은 관심을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라며 "앞으로도 통닭거리를 많이 찾아달라"라고 전했다. 오미요리연구소 김민선 소장은 "향후 가이드와 함께 골목을 걸으며 각 점포 앞에서 치킨을 한 점씩 맛보는 거리 투어도 구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화성행궁에서 느껴본 식문화

수원화성행궁의 정문. (본인 촬영).
수원 화성행궁의 정문 (본인 촬영)
행궁 내부 시설의 역사적 쓰임새를 설명하는 해설사.(본인 촬영)
수원 화성행궁 내부 시설의 역사적 쓰임새를 설명하는 해설사 (본인 촬영)

K-치킨벨트는 미식에서 그치지 않는다. 배를 채운 만큼 이제 문화를 누릴 차례다. 수원의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과 화성행궁 일대에 도착했다. 이곳에서는 음식을 주제로 한 해설이 진행돼 인상적이었다. 김보성 문화해설사는 1795년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위해 봉수당에서 마련한 회갑연 상차림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풀어냈다. 재현된 왕실 잔칫상에는 생선찜과 꿩고기 등이 올라 있었다. 김 해설사는 "꿩 대신 닭이라고 하잖아요. 왕실에서는 꿩을 썼어요"라며 속담의 유래를 덧붙였다. 화성행궁은 드라마 '대장금'의 주요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해설사는 촬영 장소도 함께 소개했다.

매장 안에서 다 같이 치킨 조각을 들고 자세를 취하는 참가자들 (본인 촬영)
매장 안에서 다 같이 치킨 조각을 들고 자세를 취하는 참가자들 (본인 촬영)

농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은 지난 6월 29일 지역 식문화와 관광을 연계한 'K-미식여정'의 첫 프로젝트로 'K-치킨벨트 지도'를 공식 발표했다. 2700여 건의 국민 공모와 지자체 추천, 그리고 현장 검증을 거쳐 전국 30개 치킨·닭 요리 명소가 선정됐다. 이와 함께 개통된 'K-치킨벨트 플랫폼'에서는 추천 여행 코스를 확인하거나 이용자가 직접 '나만의 미식 코스'를 만들어 볼 수 있다. 해당 정보는 '한식진흥원(www.hansik.or.kr, 한식포털)' 누리집과 네이버 지도를 통해 제공돼 누구나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

매장 입구 에 붙어 있는 'K-치킨벨트 지도'.(본인 촬영).
매장 입구에 붙어 있는 'K-치킨벨트 지도' (본인 촬영)

수원 역시 K-치킨벨트 플랫폼과 연계된 대표적인 상생 모델이다. 농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의 지원으로, 3만~4만 원대의 합리적인 비용에 '수원 K-헤리티지 미식여행'을 선보인다. 오는 11월까지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수원 치킨 로드', 'K-헤리티지 치킨 로드', '수원 통닭거리 치킨 나이트' 등으로 구성된다. 신청은 '수원문화재단(www.swcf.or.kr)' 누리집에서 할 수 있다.

통닭집들이 밀집한 수원 통닭거리.(본인 촬영).
통닭집들이 밀집한 수원 통닭거리 (본인 촬영)

바야흐로 K-푸드의 시대다! 그중에서도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주인공은 단연 '한국식 치킨(K-Chicken)' 아닌가. 첨단 XR 버스와 화성행궁의 고즈넉함, 가마솥 통닭의 풍미가 어우러진 K-미식의 현장을 직접 경험해 보면 어떨까. 반나절 만에 수원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는 알찬 여정이다.

통닭집들이 밀집한 수원 통닭거리2.(본인 촬영).
통닭집들이 밀집한 수원 통닭거리 2 (본인 촬영)

늦가을, 성인이 된 아이와 함께 이 골목을 다시 찾고 싶다. 그때 어떤 치킨을 먹을지 행복한 고민 좀 해봐야겠다. 

☞ 한식진흥원 누리집(한식포털) 치킨벨트 공식 지도 바로 가기

☞ 수원문화재단 K투어 신청

김윤경대한민국 정책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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