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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에서 드러나는 언론의 가치와 역할

2026.04.07 박아란 고려대학교 미디어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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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상황일수록 국민들은 믿을 만한 정보가 필요하고, 뉴스와 언론의 존재 가치 또한 높아진다는 점을 보여준다…언론은 사실을 신속하게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보를 정확하게 검증하고 그 맥락을 설명하고 국민들이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공적 포럼을 제공해야 한다.
박아란 고려대학교 미디어대학 교수
박아란 고려대학교 미디어대학 교수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고유가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한국에서도 종량제 봉투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사재기를 부추기는 온라인 콘텐츠들이 눈에 띄고 있다. 제70회 신문의 날을 맞아 돌이켜보면, 위기 상황에서 언론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사회를 안정시키는 중요한 공적 기능을 수행해 왔다.

영국 옥스퍼드대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디지털 뉴스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의 뉴스 신뢰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2025년 조사에서는 48개국 가운데 한국이 37위(31%)를 차지해 전년도보다 순위가 한 계단 상승했음에도 여전히 하위권에 속한다. 흥미로운 점은 20%대의 최하위권에 머물렀던 한국의 뉴스 신뢰도가 2021년에 32%로 급반등했다는 점이다.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질 정도로 모두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었다. 감염병 확산과 백신 정보 등 생존과 직결된 정보가 쏟아지는 가운데 국민들은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얻기 위해 뉴스를 적극적으로 찾았고, 그 결과 뉴스 신뢰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위기 상황일수록 국민들은 믿을 만한 정보가 필요하고, 뉴스와 언론의 존재 가치 또한 높아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서울역 대합실 시민들이 지난 2일 이재명 대통령의 중동 전쟁 대응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국회 시정연설을 실시간으로 시청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서울역 대합실 시민들이 지난 2일 이재명 대통령의 중동 전쟁 대응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국회 시정연설을 실시간으로 시청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그러나 현재의 뉴스 환경은 이러한 신뢰 형성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유튜브 등 플랫폼을 통한 뉴스 소비가 확대되면서 검증되지 않은 정보와 자극적인 콘텐츠가 확산되고 있다. 로이터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유튜브 뉴스 이용률이 조사대상국 중 4위(50%)를 차지할 만큼 그 비중이 높다. 덴마크(7%), 노르웨이(13%), 영국(13%) 등에서는 유튜브 뉴스 이용률이 상당히 낮은 반면, 한국은 태국과 인도(55%), 케냐(54%) 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보인다. 

연령대별로도 한국은 모든 연령층에서 조사대상 국가 평균보다 높은 유튜브 뉴스 이용률을 기록하고 있다. 알고리즘에 의해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콘텐츠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확산되는 구조 속에서 이용자들은 무엇이 사실인지 갈수록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고 있다.

여기에 생성형 인공지능의 확산은 정보의 진위를 구분하는 데 또 다른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급격한 기술 발달로 인해 인공지능이 생성한 이미지와 영상은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려울 만큼 정교해졌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허위정보 생산의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지는 만큼 정보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과정은 상대적으로 더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중동 지역 및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인공지능이 만든 가짜 영상과 이미지가 온라인에서 확산되고 있는 현상은 디지털 정보 검증 체계의 취약성을 드러낸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언론의 역할은 더욱 분명해진다. 언론은 사실을 신속하게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보를 정확하게 검증하고 그 맥락을 설명하고 국민들이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공적 포럼을 제공해야 한다. 

국민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을수록 언론은 공적 인프라로서 정확한 정보 전달을 통해 사회를 유지하고 지탱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때 언론은 사회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민주주의를 받쳐주는 기둥으로서 그 존재 가치를 발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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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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